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두체통, 네잎클로버, 밤비 등 ‘익명’과 ‘호칭’ 그리고 본능에 대한 고찰

 

두체통, 네잎클로버, 밤비 등 ‘익명’과 ‘호칭’ 그리고 본능에 대한 고찰

또 한번의 뻘 글을 써볼까 합니다.
두근두근우체통, 네잎클로버, 살랑살랑 돛단배, 밤비 등 진심으로(잉?) 우연한 기회에 설치를 하고 사용하면서 ‘익명’ 그리고 ‘호칭’이 사람의 본능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익명이기에 주는 대담함과 본능에 대한 충실함은 내면 깊숙이 감춰져 있고 억눌러 놓았던 또 다른 본성을 일깨우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어플은 단순히 불특정 다수의 많은 인연을 만나보자는 취지의 어플이지만 상당수 19금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예1) ‘주인님’ 그리고 ‘노예’

제가 이 어플들을 쓰면서 참 많이 받는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주인님’, ‘노예’ 다른 말로 ‘돔’, ‘섭’에 대한 내용입니다. 익명성을 보장하기에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고 또, 상대방도 내가 누군지 모르기에 타인의 시선, 환경, 나를 대중화, 일반화 하려는 방어적 태도 등으로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성적 정체성을 채팅어플 등을 통해 토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적취향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소설 속에서나 보던 돔과 섭에 대한 성적표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님이라고 온 쪽지에 ‘왜?’ 냐고 답하면 서슴없이 주인님의 노예가 되겠다는 많은 쪽지들은 정말 주변에 이러한 성적취향을 원하는 이들이 많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했고 이에 대한 궁금증에 저 역시 ‘주인님’이라는 쪽지를 보내보게 되었습니다.(네잎클로버는 마지막에 보낸 내용을 계속 반복해서 보냅니다.)

재미있게도 ‘주인님’이라는 메시지를 받은 많은 여성(으로 추정되는)들에게 다양한 답변을 받게 됐고 이러한 답변을 받은 또 일부의 여성들은 상당한 수준의 요구를 해왔습니다. 물론 반대로 흥미에 답했다가 바로 차단하는 여성분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주인님이라는 호칭만으로 이들은 거칠고 공격적으로 변화됐고 노예라는 호칭만으로 순종적이고 방어적으로 변화됐습니다. 익명과 호칭이 주는 변화는 분명 있었습니다.

예2) 노래소리, 신음소리

네잎클로버의 경우 음성 지원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가 뜬금없이 음성메시지가 옵니다. 그 음성메시지를 들으면 ‘노래소리’, ‘신음소리’가 들립니다. 제가 받은 것만 10여 개 정도 결코 적지 않은 수입니다. 뜬금없이 노래 배틀을 신청하기도 하고 그냥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고, 또는 그냥 흥분되서, 내 신음소리를 평가해달라며 익명성이 보장되었기에 그리고 목소리만으로 나를 파악할 수 없기에 다양한 음성 메시지를 전달해줍니다.

이러한 행위 역시 익명성을 토대로 억눌린 무언가를 분출하는 하나의 도구로 이러한 어플이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예3) 사진

뜬금없이 왠 남성이 쪽지를 보냅니다. 사진을 교환하자고 말이죠. 그 사진은 당연히 음란한 사진입니다. 전 가지고 있는 게 없기에 거절을 하지만 꾸준하게도 이러한 쪽지가 옵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나도 뜬금없이 서로 사진을 교환하자고 하거나 직접 보지 못해 궁금한 남자의 신체에 대해 사진으로 보여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남자 쇄골, 손, 가슴, 그리고 포경하지 않은 주요부위 등 궁금해하는 부위와 이유도 참 다양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요청을 한 여성이 꼭 여성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익명이니까 말이죠.

예4) 고민상담

고민상담도 참 많습니다. 특히 익명성을 토대로 한 이러한 어플로 오는 고민상담은 남녀관계, 남들과 다른 성적취향 등 쉽게 말하지 못하는 고민을 털어놓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돔과 섭에 대한 관계, 여성간, 남성간의 사랑 등 정말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옆에서 듣는 대화가 아닌 쪽지로 주고 받고 상대방이 보내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는 단발성 쪽지이긴 하지만 그들의 고민은 상당히 깊고 진실됐습니다. 미안하게도 전 이들의 고민을 들어만 줄 뿐 딱히 도움이 되지 못해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예5) 여기는 외국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지난 달 초 해외 출장을 가게 됐을 때 출장 중 밤에 혼자 일하다가 심심해서 해당 어플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여기는 ‘해외 어디어디 인데 혼자 와서 심심하네요’ 라고 보내게 됐는데 이 어플이 마지막 보내는 내용을 계속 보내는 통에 한국에 와서도 동일한 내용을 계속 보냈고 결국 한국 와서 많은 답변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한 10통 이상은 받은 듯 합니다. 거의 100통 넘게 받았습니다.

주변에서 묻더군요. 왜 넌 많은 쪽지를 받느냐고 말이죠. 아무리 보내도 답장도 잘 안오던데 하면서요. 고민 고민해서 생각해보니 ‘해외 출장’이라는 것이 여성들에게 먹힌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녀석들에게도 똑같이 해보라고 하니 역시나 많은 답변을 받게 됐습니다. 조금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모든 여성분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어플 들도 나름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더군요. 다만 익명이기에 조금 더 솔직하고 조금 더 거칠며 조금 더 불쾌하기도 합니다. 익명이 주는 편안함과 익명이 주는 불편함 모두를 말이죠.

익명이 주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익명이기에 마냥 감추고 숨기고 내 자신이지만 스스로를 부정해왔던 모든 것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에서 보면 그저 음탕하고 마이너 스럽고 저질적인 공간이지만(물론 이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이들도 참 많습니다. 아마 딴 맘을 지닌 이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또 다른 이들에게는 억눌린 본능을 터트리는 스트레스 해소의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익명이 주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 논란이 대표적인 이유겠죠. 우리는 인터넷 이라는 거대한 세계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익명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쉽게 상대방을 다치게 하고 힘들게 했습니다. 일부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오직 공격만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인 냥 상대방의 배려 없이 악의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익명의 양면성이겠죠. 이 어플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익명을 핑계로 상대방을 이용하고 상대방을 불쾌하게 합니다.

뭐~ 저라고 별 수 있겠습니까? 익명이 그리고 호칭이 주는 본성은 저 역시 뭔가 꿈틀거리긴 하더군요. 자제 하느라 힘들었습니다. ^^ 이거 이거 본의 아니게 이 어플들을 홍보한 것은 아니가 모르겠습니다. 항상 사람은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기에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이 어플이 비록 익명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그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이고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곳인 만큼 자체적인 자정능력을 통해 적당한 공간으로 변모하길 원할 뿐입니다.

이렇게 또 하나의 뻘 글이 끝을 맺는 군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1  Comments,   0  Trackbacks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