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2008년 휴대폰 9대 뉴스를 포스팅한바 있습니다.
그 내용중 의무약정제는 오히려 역행하는 사건이다라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한 댓글에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의무약정제가 왜 역행인가요?' 라는 물음이 있어서 이렇게 다시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의무약정제는 휴대폰을 개통함에 있어 이통사 서비스를 일정 기간 이용하는 조건으로 보조금과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제도로, 약정기간내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등의 부가조건이 붙고 있습니다.
의무약정제의 의미만을 봤을 때 분명 보조금을 통해 휴대폰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하며 요금할인 혜택까지 받아 소비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의무약정제가 폐지되었다 올해 다시 부활하게 되기 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휴대폰 시장이 이렇게 활성화되고 구축되기까지 약 10년. 그리고 1997년 10월 도입됐다가 1999년 4월에 폐지되었던 의무약정제가 분명 휴대폰 시장 활성화에 큰 몫을 하긴 했지만 반대로 소비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점과 불편함으로 민원발생 1위의 불명예를 가진 녀석이기도 합니다. 소비자의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는 의무약정제는 2년이라는 기간동안 비싸디 비싼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와 선택의 폭이 없는 요금제의 선택 등 자율성이 없는 거의 강압적인 계약제도로 인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받아왔었습니다.
즉, 이러한 문제점 등이 점점 쌓이자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개방하고 자율화 한다는 취지로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보조금 자율화로 돌아서게 되자 이동통신사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이동통신시장에 있어 보조금을 높혀 스스로의 목을 죄기 보다는 의무약정제를 다시 부활시켜 그 옥쇄를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게 되었습니다.
분명 소비자는 1000원폰 또는 공짜폰으로 휴대폰을 구입할수 있게 되었지만 이는 정말 1000원짜리 혹은 공짜폰이 아닌 2년이라는 기간동안 단말기 대금을 할부로 지불해야 하며 이러한 할부는 결국 휴대폰 분실이나 고장, 새기기로의 변경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뭐~ 이런 의문이 들수도 있습니다. 2년 정도 쓰는건 당연한거 아냐? 2년 동안 한번의 부담감 없이 나눠서 내서 좋은 것이고 거기에 통화 요금도 어느정도 할인이 되니 좋은거 아니냔 말이지...
네...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겉에 드러나는 것만을 봤을 경우이며 좀더 내부를 살펴보면 의무약정제가 부활하게 된 이유가 정부에서 기존 보조금 지급 방침에서 보조금 자율화로 확대 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이 조금더 저렴하게 구매하고 이용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보조금 자율화를 채택한것이 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는 달리 보조금 자율화 초기 대리점들은 보조금이 폐지되었다며 거짓말을 하면서 비싸게 판매하기도 하였고 또, 시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이동통신사는 의무약정제를 들고 나와 보조금을 급격히 축소 오히려 기존 보다 더욱 비싸게 단말기를 구매하게 되었고 요금제 역시 개통 대리점이나 사이트에 따라 자율적 선택이 아닌 강압적 선택에 의해 원치 않는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신청하게 된것입니다.
퇴보했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입니다. 해외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해외에서 모두 적용하고 있다고 해서 그 방법이 정답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각 문화가 있고 국민 특성이 다른 만큼 각국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입니다.
민원 1위의 불명예를 안고 퇴장했다 다시 등장하였지만 결국 변한것은 하나도 없이 일전의 의무약정제를 그대로 가지고와 다시 적용한것 밖에는 없습니다. 의무약정제가 부활하게 되기 까지의 원인이 이러한 결과를 의도한것은 아니였겠지만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다렸던 기회였을 것입니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정통부나 정부도 답답한 노릇인 것이며, 기회다 싶어 아무런 대책 마련도 수정도 없이 기존의 의무약정제를 이끌어낸 이동통신사도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오늘 제 4의 이동통신사 즉, MVNO가 어려울 것이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좁은 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해 새로운 이동통신사의 출현을 내심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은 만큼 현재 휴대폰 시장의 흐름이 쭉 이어질수 밖에 없을듯 합니다.
쳇... 휴대폰이라도 튼튼히 만들어 주던가 2년도 못쓰게 허술하게 만들어 내는데 어찌 2년을 쓰라고 의무약정제를 들고 나오는 건지... 버그에 약골에...
<전 휴대폰을 자주 바꾸지 않습니다. 적어도 1년을 사용하고 항상 그 이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무약정제는 최대한 피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내가 돈이 생겨 혹은 잦은 고장으로, 새로운 좋은 제품이 출시되어 바꾸고 싶은 것은 분명 소비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작은 자유마저 의무약정제로 쉽게 포기하고 빼앗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의무약정제를 최대한 피하고 있습니다.>
2008/12/17 - [PCP 컬럼] - 내가 꼽아본 2008년 한해 휴대폰 9대 이슈
2008/12/17 - [PCP 컬럼] - 내가 뽑은 2008년 최고의 휴대폰 시상식? #1. 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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