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4 안테나 결함에 대한 애플의 자세 ‘어떻게 봐야 하나?’
애플이 결국 반 백기를 들었습니다.
극구 부정하였지만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항의와 컨슈머리포트의 비추천 결정 그리고 시의원까지 나서서 잡스에게 메일을 띄우는 등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를 계속 흘러버리기는 힘들었나 봅니다.
결국 애플은 아이폰 4에 대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섰고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4의 문제만이 아닌 다른 제품에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문제임을 내세우며 변명 아닌 변명으로 마무리 지었고 문제는 아니지만 불편해 하기에 범퍼를 무료로 제공하며 30일 동안 사용시 만족하지 못할 경우 환불해 주겠다라는 나름 파격적인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애플의 결정에 대해 전세계 유저들은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분 좋은 흥분, 기분 나쁜 흥분을 말입니다.
우선 기분 좋은 흥분은 아이폰 4 수신결함이 발생하지 않는 유저들도 범퍼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아이폰 4를 꼭 사용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임시적인 해결책이라도 제시해 줬다는 점에서 기분 좋은 흥분을 느꼈을 듯 합니다. 또한, 사용하다가 맘에 들지 않을 경우 환불까지 해준다고 하니 나쁠 것도 없고 말이죠.
하지만 반면에 결국 원천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게 무슨 대응이냐며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약정을 통해 2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것이 아닌 임시방편의 해결책을 내놨다라는 점 그리고 결국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 등은 분명 비판 받아 마땅 하다라는 점입니다. <무엇보다도 애플의 태도는 저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우선 저의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전 아이폰 3GS를 사용하고 있고 아이패드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을 무척 좋아하는 유저가 아닌 어떤 회사의 제품이건 제품이 좋으면 사용하는 평범한 유저입니다.
아이폰 4는 사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도 않은 상황이며 안테나 수신 문제 역시 모든 제품이 아닌 일부 제품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안테나 결함에 대한 문제 역시 전세계적으로 모두 발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일부 유저들에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아마 되묻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일부 사람들에게만 문제가 되는 건 문제가 아니라는 건가?’ 하고 말이죠.
그렇다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문제가 맞습니다. 문제가 있는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나요? 다만 지금까지 애플이 보여줬던 모습들을 조금 더 되돌아 봤으면 합니다. 애플이 지금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혁신’ 그리고 ‘모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잡스형은 과연 배터리 착탈식이 더 좋은지 몰라서 내장형으로 했을까요? 이번 안테나 역시 정말 수신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안테나를 외부 디자인에 넣는 도전을 했던 것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간 보여줬던 애플은 어느 한쪽을 포기하더라도 반대되는 특성을 더욱 특화시키려고 했었고 이번 안테나 역시 이러한 시도의 한 부분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의도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범퍼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직접 주변기기를 그것도 케이스를 내놓았다는 점은 애플이 어느 정도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고 판단되어 집니다. 다만 이렇게 까지 일을 키운 장본인은 스티브 잡스 자신이며 미리 이에 대한 사전 고시가 없었다는 점은 저 역시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마도 내장형 배터리, 외장메모리 슬롯 부재 등을 디자인이라는 장점으로 지금까지 커버했듯 이 역시 당연스레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이러한 문제를 커버해 줄 것이라 오판했던 듯 합니다.
하지만 아이폰 3G와 아이폰 3GS로 이어지면서 유저들은 애플에게 더 많은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고 그간 전화기능이 조금 떨어지는 전화기의 수준에서 전화 기능 역시 좋은 아이폰을 기대하지 않았을까 생각 되어집니다.
또 이런 질문도 나올 듯 합니다. ‘그럼 아이폰 4를 구매한 이들은 봉이냐?’ 하는 질문 말이죠.
구입은 전적으로 이를 구입한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이를 꼭 구매할 필요도 또, 세상에아이폰 4만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폰 4를 구매한 이들은 봉이 아니라 아이폰 4를 기다렸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 제품을 평가한 것일 뿐. 아이폰 4 자체가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잡스의 생각은 ‘자만’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면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저를 대상으로 한 장사를 하고 있으며 이를 감안하고 아이폰 4를 구매했을 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신감과 자만감이 있기에 안테나 문제가 없다고 끝까지 부인했으며 써보고 환불해 준다는 카드를 내놓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역시 스티브 잡스의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지만 가끔 이러한 모습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아이폰 4 안테나 이슈에 대한 것 그리고 아이폰 4에 자체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어떤 댓글이 달리까 살짝 겁도 납니다. <얼마 전 국내에 아이폰 4가 나오면 그때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그때 사용해보고 좋지 않으면 다른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라는 글을 썼다가 삼성에 접대 받았냐? 알바냐? ㅂ ㅅ 이다라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제발 이 글을 읽고 애플빠냐? 삼성빠냐? 라는 댓글은 없기를 기원합니다.
생각은 ‘틀리다’라는 관점보다 ‘다르다’라는 관점으로 보고 다르면 무엇이 다른지를 적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어제 라츠에 가서 아이폰 4를 처음 봤는데 개인적으로 아이폰 3GS 만큼의 감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전 살 겁니다.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제품 제 블로그에서 꼭 다뤄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