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도전? 무모함?
내 손안에 독특한 카메라 한대가 들려있다. 그냥 봤을 때는 요즘 들어 크게 유행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올림푸스 펜, 삼성 NX10, 파나소닉 GF1, 소니 NEX 등 유행하는 APS-C 포맷을 사용한 미러리스 카메라의 한 종류인가 싶다.
하지만 아니다!
DSLR(Digital Single-Lens Reflex)이 디지털 일안 반사식을 뜻하기는 하지만 통상 일반적으로 렌즈 교환식 카메라를 DSLR로 인식하고 있기에 위에 나열한 미러리스 카메라도 DSLR로 불리 우고 있다. 실상은 아니지만 그런데 내 손안에 있는 이 녀석은 렌즈 교환식 카메라도 아니다. 그렇다고 렌즈 교환이 안 되는 하이엔드 디카 역시 아니다.
바로 유닛교환식 카메라다.
유닛교환식 카메라?
일반적인 카메라는 렌즈만을 교환하여 조리개, 초점, 메크로 등을 변화시켜 다양한 피사체를 담아내고 있지만 리코(RICOH) GXR은 렌즈와 센서가 하나로 결합된 유닛 자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렌즈 교환으로 얻는 장점과 함께 이미지 센서, 이미지 처리 엔진, 해상도, ISO 등을 모두 변경할 수 있고 환경에 따라 원하는 유닛을 장착하여 고 퀄리티의 사진과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단순히 파격적인 제품 일뿐이라는 오해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약 15일 동안 항상 내 어깨 위에 자리하면서 또 다른 시선을 담아내준 ‘리코 GXR’은 단순히 파격적이다. 라는 수식어로 표현하기에는 아까운 제품임이 분명하다.
‘정말 그럴까?’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리코 GXR의 특징을 하나하나 나열해 볼까 한다.
이 리뷰는 디자인 그리고 성능 2편으로 나눠져 있다.
박스를 개봉하고 꺼내든 바디는 ‘이건 뭐지?’하는 물음이 나오기 충분할 만큼 파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렌즈를 연결할 수 있는 마운트 부가 있던 기존 렌즈교환형 카메라와는 달리 유닛교환 방식을 채택한 리코 GXR는 전면이 뻥 뚫린 디자인으로 조작부와 디스플레이만 있을 뿐 CCD와 렌즈부 없이 휑~ 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처음 볼 수 밖에 없었던 바디의 외형에 짐짓 당황할 수 밖에 없었지만 박스 안에 있던 유닛을 꺼내 유닛 접속 단자와 유닛을 연결해 장착해놓고 보니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카메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면부는 유닛 탈착이 가능한 파트와 유닛 탈착 레버가 있으며 그 위로 AF 보조광,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는 그립부와 GXR 로고가 눈에 띈다.
모드 다이얼(AUTO, P, A, S, M, SCENE, MY1,2,3)과 클런치 버튼, 파워스위치, 셔터, 커맨드 다이얼이 상단 조작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운데 핫슈단자와 핫슈커버, 팝업형 내장 플래시와 스트랩 연결부가 있다. 핫슈 단자의 경우 외장 플래시, 뷰파인더 등을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스트랩 연결부와 HDMI, AV OUT, USB 단자가 커버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배터리와 SD 메모리 카드 슬롯, 삼각대 연결 나사 홈이 있다. 배터리는 1700mAh 리튬이온(DB-90) 배터리 한 개를 제공하며 충전시간은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3인치 LCD를 기준으로 위쪽 DIRECT 버튼, 내장 플래시 버튼, VF/LCD 변환 버튼이 있으며 그 우측으로 ADJ. 레버와 줌 버튼이 위치해 있다. 재생버튼, 매크로 설정 버튼, 방향키/Fn로 이뤄진 4방향 버튼과 MENU/OK 버튼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맨 아래로는 셀프타이머/삭제 버튼과 디스플레이 버튼이 있다.
버튼이 다소 많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면 편리한 느낌이다. 설정을 위한 적절한 버튼 배치가 눈에 띈다. 하지만 LCD 상단에 위치한 DIRECT 버튼, 내장 플래시 버튼, VF/LCD 변환 버튼의 경우 약간 돌출된 LCD로 인해 누르기가 다소 불편하다.
렌즈와 이미지 센서를 결합한 유닛을 살펴보면 전면은 기존 렌즈와 마찬가지로 돌출된 둥근 외형을 하고 있다. 측면은 바디와 연결을 통화 유닛을 조작할 수 있는 커넥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후면은 바디와의 밀착을 위한 슬라이드 방식의 연결부가 있다.
전체 디자인을 보면 단단하면서 야무진 느낌이다. 특히 마그네슘 합금으로 이뤄진 바디와 유닛부는 이러한 느낌을 더욱 진하게 느끼게 해준다. 여성층보다는 남성 유저들에게 더 호감이 갈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색상으로 출시했더라면 여성 유저들에게도 꽤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크기는 113.9 X 70.2 X 28.9mm이며 배터리, 메모리, 스트랩 등을 제외한 순수 바디만의 무게는 약 160g 정도로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미러리스 카메라 등과 비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진한 블랙색상과 단단한 느낌의 바디 디자인 등이 어울어져 실제 체감 무게는 약간 묵직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필자의 손 사이즈는 일반 여성들과 비교, 비슷하거나 약간 큰 정도로 한 손에 안정감 있게 들어오는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딱 알맞은 버튼 배치로 조작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특히 고무재질의 그립부는 미끄러지지 않고 손에 착 감겨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일반 남자 성인 정도의 손 사이즈일 경우 그립감이 약간 불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품은 리코 GXR 바디, 충전기, 배터리, AV 케이블, USB 케이블, 사용설명서, 설치 CD 등이 있으며 렌즈의 경우 렌즈, 사용설명서, 인증서, 파우치 등이 담겨 있다.
간단하게 리코 GXR의 디자인을 살펴봤다. 유닛을 장착하고 봤을 때는 새로울 것이 없는 심플하고 단단한 느낌의 디자인일 뿐이지만 유닛을 따로 놓고 보면 우와~ 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구조적인 기능미를 우선시 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지름신이 유혹할 만한 외형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단순히 처음 보는 신기한 외형만을 언급하기에는 리코 GXR의 완성도가 아쉬울 만큼 뛰어난 모습을 하고 있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이뤄진 단단한 외형과 알맞은 버튼의 배치, 깔끔한 디자인 등 어느 것 하나 모자랄 것 없는 마감도를 보여준다.
파격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해서는 리코 GXR의 매력을 끄집어 내지 못할 듯 하다. 차분히 살펴보면 리코 GXR의 기본기가 충실한 제품이며 특출난 디자인은 아니지만 디자인에도 이러한 리코만의 진득한 기본기를 그대로 적용한 느낌이다. 성능상 두드러진 차별성을 디자인과 하드웨어적 완성도로 조화를 시킨 느낌이랄까?
무엇보다도 유닛교환식을 통해 보여주는 성능을 어떠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