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릅니다! 무척이나 말이죠.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1을 방문하고 느낀 점을 4월이 되야 쓰는군요. ^^;
MWC 행사 기간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부스를 방문하고 차이나의 발전 속도가 상당하다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화웨이나 ZTE 등의 부스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바로 옆에 마련되어 있다라는 점은 그만큼 삼성과 LG에 비해 꿀릴 것 없이 경쟁이 가능하다라는 나름의 자신감에서 나온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왠지 바둑을 보는 듯 삼성과 LG를 감싸고 ZTE와 화웨이가 떡 하니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해야 할까요? 삼성과 LG가 부스 끝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 느낌이 더했던 듯 합니다.
MWC에서 큰 이슈로 꼽히는 삼성의 갤럭시탭10.1과 5인치 갤럭시 플레이어 그리고 다양한 갤럭시S 시리즈들, LG전자의 경우 옵티머스 3D와 옵티머스 패드 등으로 참관객 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사실상 이 두 업체와 모토로라, HTC 등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 그닥 이슈가 될 만한 것도 없었고 말이죠.
하지만 당당히 화웨이와 ZTE는 삼성과 LG전자 옆에 부스를 마련했고 MWC2011 이후 많은 언론에서 중국의 발전과 이에 따른 삼성과 LG전자의 위험성을 논하는 글들을 올렸습니다.
저도 무척 공감했습니다.
당장 화웨이와 ZTE가 MWC에 전시한 기기들이 삼성이나 LG전자보다 우수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기존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고 충분히 경쟁할 만한 수준에 이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삼성과 LG에 비해 마감도나 전체적인 최적화 부분이 부족한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이나 제품들이 애플 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라는 것은 그들이 가진 시장 규모와 어마어마한 인력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통해 가능해진 '저렴한 가격'이 무엇보다도 무서운 측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ZTE는 지난해 총 52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올리며 4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여전히 삼성과 LG전자 판매량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성장 속도만을 봤을 때는 놀라울 만합니다. 화웨이도 마찬가지로 현재 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아이패드2를 기존 아이패드와 동일한 가격으로 내놓았을 때 삼성과 LG전자는 당황했습니다. 성능을 높아졌는데 가격은 기존 가격과 동일합니다. 기존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이에 대한 삼성과 LG전자는 처음 계획했던 가격을 후려치게 됩니다. (실제로 삼성 갤럭시탭10.1 부스에 가서 살포시 가격을 물어봤을 때 분명 관계자 분이 7인치 갤럭시탭보다 비쌀 것이라고 했습니다.)
애플의 단일 모델에서도 이토록 충격에 휩싸이는 삼성과 LG가 차이나의 거대한 힘을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더욱이 ZTE와 화웨이는 점유율 개선을 위해 더욱 가격을 낮춘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ZTE의 경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100달러 미만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가격경쟁력에 성능까지 개선될 경우 삼성과 LG는 크나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짝퉁 그리고 지금 메이드 인 차이나만의 인식을 개선하기에는 앞으로 무던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그 사이 삼성과 LG가 가만히 머물러 있지만은 않을 것이고 말이죠.
앞으로 삼성과 LG가 필요한 것은 애플이 제조 국가가 어디냐에 따른 인식 없이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끄는 것과 같은 감성과 문화를 담은 제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술력의 성장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올 것이고 '카피의 차이나'가 그 성능을 금방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애플의 감성을 삼성과 LG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과 같이 삼성과 LG만의 감성을 살려 애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경쟁제품과의 차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