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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P 컬럼

KT 남은 LTE 데이터 다음달로 이월! 그런데 공짜가 아니라구?

 

KT 남은 LTE 데이터 다음달로 이월! 그런데 공짜가 아니라구?

오~ 이건 또, 무슨 희소식이야?

KT가 남은 LTE 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월이라 함은 LTE 데이터를 다 사용하지 못했을 경우 다음달로 남은 데이터 용량을 넘겨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면 한달에 6GB LTE 데이터 용량이 있는데 이달 5GB만 사용하고 1GB가 남았을 경우 이월되면 다음달에 기본 6GB + 1GB 즉, 7GB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참 좋은 내용입니다. 그런데 새롭게 내놓은 요금제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응? 그런데 무료가 아니야?

KT가 내놓은 새로운 요금제를 비싼 생선살 발라먹듯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KT가 8월1일부터 내놓는 이 요금제의 이름은 KT ‘G요금제’입니다. G요금제는 LTE G650과, LTE G750, LTE G1250 세가지 요금제로 나눠집니다.

LTE G650, LTE G750, LTE G1250를 보면 LTE G1250를 제외하고 기존 LTE62요금제와 LTE72요금제와 동일한 음성통화, 문자, 데이터 양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LTE62요금제가 음성 350분, 문자 350건, 데이터 6GB를 제공하듯 LTE G650 역시 음성 350분, 문자 350건, 데이터 6GB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LTE72요금제와 LTE G750는 음성 450분, 문자 450건, 데이터 10GB을 제공합니다.

즉, 정리하면 남은 데이터를 이월하기 위해서는 3000원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한가지를 빼먹었군요. 이번 달로 종료된 망내통화(KT 가입자간 무료 음성통화)를 G요금제에 가입하면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의 관점

사용하지 못한 데이터 용량이 있을 경우 요금을 되돌려 주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내 돈을 내고 구입한 남은 데이터 용량을 3000원이라는 돈을 더 내고 이월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참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건 뭐 내 돈을 찾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하는 은행만큼 짜증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 한대로 남은 용량이 있을 경우 그만큼 금액을 돌려주는 것도 아니면서 이월 서비스에 돈을 받는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욕심만 그득한 심보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이 LTE 데이터 용량이 넘쳐나는 것도 아닙니다. 용량도 넉넉하게 제공하지 않고 요금은 기존 3G보다 더 비싸게 사용하게 해놓고 이제는 남은 용량을 다음달로 이월하려면 돈을 내라고 하고 있으니 곱게 보일리 만무합니다.

기업의 관점  

기업의 관점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뷔페에 갑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먹는 양이 다르죠. 하지만 적게 먹었다고 음식값을 적게 내는 것은 아닙니다. 또, 적게 먹었다고 음식을 싸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놀이동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유이용권을 끊었지만 그날 따라 사람이 많아서 놀이기구를 조금밖에 못 탔다고 돈을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려니 하는 것이죠.

더욱이 이 G요금제는 모든 사용자가 무조건 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데이터를 이월해서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만 선택해서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G요금제가 필요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소비자 및 기업의 관점 여부를 떠나서 이 요금제가 과연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LTE 데이터가 남는 사람이 다음달 이월해서 사용할 만큼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생활패턴이 있을 것이고 이 패턴이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변화지는 않습니다. 즉, 데이터가 매번 남는 이들은 3000원이라는 요금을 내고 굳이 이월 할 필요가 없다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볼까요? LTE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이들의 경우 즉, 한계점까지 데이터 용량을 모두 사용하는 이들은 이월할 데이터 조차 없는데 이 서비스가 필요할까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KT의 이러한 이월 서비스가 분명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뷔페에서 적게 먹었다면 돈을 조금 더 내고 음식을 싸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이러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LTE 요금제를 봤을 때 현실적으로 큰 효용이 없는 서비스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LTE 서비스를 늦게 시작한 KT로써는 차라리 이 G요금제 대신 LTE 이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KT LTE의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최근 보면 KT는 LTE 서비스를 늦게 시작하게 되면서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 갤럭시S3 등 보조금을 지원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조금을 지원해서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찌 보면 KT 입장에서 크게 손해볼일 없는 LTE 데이터 이월 서비스를 무료로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마케팅 방안이 아닐까 합니다.

조금만 더 시선을 넓게 봤으면 좋겠네요. 정말 필요한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