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였다 살리려는 이상한 정책. 셧다운제 대신 부모선택제
16세 미만 청소년이 심야시간에 게임하는 것을 강제 차단하는 셧다운제도를 부모 선택제로 개선한다는 소식입니다.
강제적 셧다운제 개선
4년만이네요. 2012년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보호법이라는 이름하에 청소년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셧다운제를 제한적으로 푸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게임문화 진흥계획’을 의결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게임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선순환의 게임문화 생태계를 조정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재발견하기 참 어렵네요. 게임의 가치를 몰랐다는 것도 또, 4년이나 걸렸다는것도 답답하네요.) 더불어 게임문화공감대 형성, 게임 활용가치 발굴, 게임 문화 기반 확충, 협력형 과몰입대응체계 구축 등 4대 전략을 추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게임진로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게임 마이스터고 설립, 자유학기제, 방과후 학교 등을 활용한 게임 소프트웨어 교육 등 역시 함께 추진된다고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셧다운제에서 부모선택제로 바뀌었습니다. 이 정책 결정은 여전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데요. 모두 차단을 해놓고 선택적으로 풀어준다라는 건 여전히 게임 산업을 긍정이 아닌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화이트리스트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가는 정책이기도 하고요. 개방을 하고 선택적으로 이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옳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 점은 이번 정부의 입장을 보면 조금이나마 그들의 생각이 변화되었다라는 점입니다. 우선 무조건적인 차단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을 강조했던 지금까지의 정부 입장이 게임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게임문화를 발전시키되 게임중독 등 그 반대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게임을 하는 대상자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세대와 그들을 가르치는 학교 역시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지도방법을 개선해야한다라는 것이 이번 새롭게 변화된 방침입니다.
이 부분은 참 공감됩니다. 대화라는 것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것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정책은 게임을 하는 사람의 의견은 묵살한채 이를 막아야 한다라는 대상들의 이야기만을 듣고 내린 결정입니다. 하지만 이젠 게임도 문화의 한 장르임을 알고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기정세대들 역시 변화해야 한다라는 점을 인식했다라는 것이 꽤 고무적입니다.
게임 이용자의 경우 균형잡힌 게임이용 및 에티켓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게임에 부정적인 부모세대를 위해 게임문화에 대한 이해와 게임이용 지도법 등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부모나 교육기관에 게임은 하나의 여가문화 또는 창의산업으로 인식하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준다는 것부터가 지금까지 게임을 바라보던 그들의 시선과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잠깐의 변화가 아니길 바랍니다.
당장 포켓몬고만 보더라도 게임이 주는 문화적, 산업적 파급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개인적으로 소설, 영화를 하나의 예술로 바라보듯 게임 역시 게임 창작자들이 만든 세계를 바라보고 접하는 방식의 차이 그리고 이들에 비해 그 역사의 길이에 차이가 있을 뿐 충분히 게임 역시 문화이자 예술로 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런 게임을 부정적인 요소로만 보고 한국 게임 산업이 흔들릴 만큼의 정책을 펼쳤다는건 정말 우둔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변화되는 모습은 절반정도 환영입니다. 여전히 화이트리스트로 보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요. 더욱이 걱정되는건 이런 변화가 또 다른 정치적인 이유로 활용되어 다시 금 흔들리는 것은 아닐런지 걱정이 됩니다.
잠깐의 변화가 아닌 게임산업 그리고 게임유저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변화해주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제발 차단과 해체가 해답이라고 보는 생각을 바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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