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서 만난 옵티머스 3D, 지난주 만난 옵티머스 3D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1에서 처음 옵티머스 3D(LG-SU760)를 만져봤습니다. 당시 LG전자 부스에는 옵티머스 3D와 옵티머스 패드가 전시되어 있었고 삼성전자에는 갤럭시S2와 지금과는 한층 달랐던 갤럭시탭 10.1이 전시되었습니다.
미안하다. 너 싫었다!
모든 제품을 만져보고 느낌 점을 게으름으로 블로그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옵티머스 3D를 만지고 난 후 느꼈던 그 실망감은 지금까지 무척이나 생생합니다. 무안경 방식의 3D 디스프레이를 담아내 세계 최초 3D 스마트폰이라 내세웠던 옵티머스 3D는 MWC 당시 느린 실행 속도와 선명하지 못한 화질 등 아쉬움이 남는 제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생각을 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과연 3D가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점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기기 자체의 완성도가 충분히 갖춰진 이후 3D라는 기술을 넣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당시 애플, 삼성전자는 물론, 팬택 스카이에도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상황에서 3D 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지금까지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스마트폰 자체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길 기대했습니다.
3D는 분명 특징이 되고 차별화 할 수 있는 기능이기는 하지만 더 많은 대중에게 어필을 하고 지금까지 무너졌던 LG전자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본연기능,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내놓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으로 옵티머스 3D를 처음 봤을 때 탐탁지 않은 마음으로 이 녀석을 봤습니다. 그리고 당시 아직 최적화되지 않은 듯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고 말이죠.
지금은 달라졌을까?
며칠 전 옵티머스 3D 런칭 행사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3DTV 이슈가 한 차례 오갔고 LG전자는 3D TV, 3D 모니터, 3D 노트북, 3D 스마트폰 등을 출시하며 3D 기기들의 풀 라인업을 통해 3D 시장을 주도라도 하려는 듯 연이은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2월 공개된 옵티머스 3D를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국내 출시를 앞두고 공개를 했습니다.
옵티머스 3D 스펙
TI사 1GHz OMAP 4430 듀얼코어 프로세서, 4.3인치 WVGA 해상도 800X480 디스플레이, 안드로이드 2.2 프로요, 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 16GB eMMC, 32GB 외장 메모리 확장 가능, GPS, 802.11 b/g/n WiFi, 블루투스 2.1 + EDR, Micro USB, Micro-HDMI, DLNA, 1500mAh, 128.8x68x12.1 크기, 171.5g 무게 등을 기본 사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옵티머스 3D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3D 무안경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담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4.3인치 해상도 800x480 3D-IPS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옵티머스 3D는 패럴랙스 배리어 방식의 무안경 3D기술을 적용, 영상을 투과하는 판과 차단하는 판을 교대로 배치해 두 눈이 각각 보는 각도에 따라 3D효과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제품입니다.
더욱이 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와 손떨림 방지 기능 등을 통해 3D로 사진이나 영상 등을 촬영해서 3D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투브 3D 전용 사이트 (m.youtube.com/3D)를 통해 바로 업로드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즉, 옵티머스 3D는 3D 찍고, 공유하고 즐기는 모든 행위가 옵티머스 3D 하나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게임로프트와 제휴해서 3D 게임인 렛츠골프, 아스팔트, 노바 등 3D 전용 게임을 기본 탑재했습니다. 차후 LG월드 내 3D 존을 만들어 3D 게임 콘텐츠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미 지난 4월 말 3D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리얼 3D 소프트웨어개발키트를 LG 개발자 지원사이트(http://developer.lgmobile.com)를 통해 공개해 다양한 3D 애플리케이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이 팔려야겠지만 말이죠.
5달 뒤 만져본 느낌은?
글쎄요. 솔직하게 말하면 총 3대의 전시 제품을 만져봤는데 MWC 때보다 조금 더 최적화가 된 듯 하지만 몇몇 버그가 존재했고 갤럭시S2를 이미 사용해본 입장에서 약간씩 느리다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안경 방식의 3D 효과가 Depth에 따라 조절이 가능해, 사용자에 따라 그 깊이감을 조절할 수 있는 세심함과 3D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만들고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모든 밑바탕을 마련했다라는 점에서는 LG전자가 많은 노력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3D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조금 더 높아졌다고 해야 할까요? 공격적으로 3D 기기를 내놓고 있는 LG전자는 3D에 사활이라도 걸었는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중들 사이에 3D에 대한 관심이 높고 말이죠. 최근 트랜스포머3 3D가 나오면서 아바타 이후 또 한번 큰 관심을 이끄는 듯도 합니다. 즉, 3D 시장을 활성화 하는데 있어서 LG전자의 공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가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이전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80만원 대에 책정된 옵티머스 3D 가격은 무척 저렴하다라고 할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지만 이전 3D 태블릿인 옵티머스 패드가 초기 엄청난 가격대에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가격대에 책정되었습니다.
3D라는 기술력을 담은 만큼 프리미엄급 가격을 내놓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중화를 위해 가격적인 욕심을 조금 버린 듯 합니다. 물론 갤럭시S2가 기존에 비해 다소 저렴하게 책정된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듯 합니다.
예전 증강현실 앱이 생각납니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여전히 3D는 메인이 아닙니다. 과거 스마트폰 초창기 증강현실 앱을 설치해 이른바 뽐내기 어플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던 때가 기억이 납니다. 실컷 자랑하고 결국 쓸모가 없어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증강현실 어플처럼 옵티머스 3D도 잠시 3D의 효과를 흥미롭고 자랑스럽게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 저변에 널리 퍼지지 못한 3D 시장과 3D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금방 사그라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제가 트랜스포머3를 보고 나서 짧은 감상평으로 '3편째가 되니 이젠 로봇변신이 식상하다! 이 식상함이 사라지니 스토리가 보인다! 그런데 이 스토리는 처참하다!' 라고 평한 적이 있습니다. 즉, 옵티머스 3D 역시 3D에 대한 기대감과 흥미 그리고 재미가 사라진 이후 그 기기에 대한 기본적인 완성도에 대해 눈길을 돌렸을 때 실망하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를 갖춰주길 기대합니다.
옵티머스 3D는 오래 사용할수록 가치 있는 제품이 되어야지 오래 사용할수록 애물단지가 되는 제품이 아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