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문자 부모에게 자동전송 된다? 이게 해결책?
새누리당(혹은 딴나라당이었당) 총선공약개발단의 박민식 의원은 지난 5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하나의 제도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바로 '모바일 가디언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자녀의 휴대전화로 학교폭력으로 의심되는 협박성 문자메시지가 수신될 경우 부모에게도 자동으로 전송되는 제도입니다. 다양한 문구가 적용되겠지만 '맞을래?', '죽을래?' 등의 협박성 문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피해 학생의 부모에게 발신자의 전화번호와 함께 이 문자가 전송된다고 합니다.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학교폭력 사건들은 대부분 자살이나 더 안 좋은 상황을 치달을 때까지 부모가 모르고 있다라는 공통점이 잇습니다. 보복을 두려워해서 혹은 오히려 부모님을 걱정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부모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안 좋은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즉, 이를 위해 학교폭력으로 의심되는 문자를 받았을 때 해당 문자를 부모에게도 함께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박민식 의원은 이에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데 이어 총선공약개발단 회의에서도 이 방안을 제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글쎄요.
(전체 문자가 아닌 협박성 문자를 공유하기는 하지만) 언뜻 보면 사생활 침해는 물론 표현의 자유침해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제도이긴 합니다만 부모가 빠르게 현재 상황을 파악해서 나름의 대책을 취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괜찮은 제도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닙니다. 협박할 수 있는 문자를 막는다고 학교폭력이 사라질까요? 협박을 하는 하나의 통신망을 차단하겠다라는 의미밖에는 안됩니다.
문자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협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제도를 피해 더 악날한 방법을 구상할 수도 있고 말이죠. 나름의 방안을 내놓은 것은 좋지만 정말 필요한 것은 지금 우후죽순으로 발생하는 학교폭력 등을 막을 수 있는 현재의 상황 자체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요즘 정부가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교육현실 속에 발생하는 모든 일들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또 이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나오지만 현실을 타파할 개선책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듯 합니다.
단적으로 게임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게임이라고 하고 그 원인 외부에서만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폭력적인 게임을 권장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게임만 하려고 하는 현실을 누가 만들어냈는지를 알고 이를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무조건 게임업체만 닥달하고 있습니다.
오늘 뉴스로 초등학생이 고등학생과 비슷한 3시간 정도의 여가시간이 있다라는 조사결과가 보도되었습니다. 학교를 가고 학원을 다니고 과제를 하고 나면 이미 잠잘 시간입니다. 그들이 짬 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책상 앞에 있는 PC로 게임을 하는 것뿐입니다. 또, 주말에 만나 친구들과 하는 것 PC방에서 게임 또는 노래방이 전부입니다.
아이들에게 쉴 시간을 주고 더 다양한 취미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 없이 그저 게임만 못하도록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과연 아이들이 게임을 막는다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인성이 바뀔까요?
제발 근본적인 원인을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선거철 다가와서 그저 보여주기 식의 생색내기 방법은 이젠 그만!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PCP 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