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와 갤럭시S2는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서 (진부한 표현으로) 한 획을 그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WM 기반의 스마트폰만 봤을 때 옴니아도 좋은 제품이기는 했습니다만(사실 옴니아는 마케팅의 실패지 제품의 실패로 보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갤럭시S와 갤럭시S2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고 보여집니다.
최근 프리미엄 라인업을 갤럭시노트가 가져가면서 갤럭시S 시리즈의 위상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튼 제 개인적인 생각은 삼성 스마트폰 하면 갤럭시S와 갤럭시S2가 떠오릅니다.
또 다른 의미로 갤럭시노트도 꼽을 수 있습니다. 패스트팔로우에서 퍼스트 무버로 모바일 시장에 가장 큰 성공을 이끌었던 것을 꼽자면 바로 이 갤럭시노트가 있습니다. 패블릿 시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그전 델 스트릭이 있기는 하지만 판매량, 인지도, 영향력을 봤을 때 갤럭시노트가 패블릿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 태블릿은 어떨까요?
삼성전자는 엄청나게 많은 태블릿을 출시했습니다. 갤럭시탭 7인치 모델을 시작으로 갤럭시탭7.7,갤럭시탭8.0, 갤럭시탭10.1 그리고 이어서 갤럭시탭2 시리즈와, 갤럭시탭3 시리즈, 갤럭시노트10.1과 갤럭시노트10.1 2014에디션 까지 사이즈별, 라인별 정말 많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태블릿의 경우 갤럭시S나 갤럭시S2와 같이 딱 떠오르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전 처음 출시된 7인치 갤럭시탭과 갤럭시노트10.1 그리고 작년 IFA2013에서 만난 갤럭시노트10.1 2014에디션 정도입니다. 그것도 제가 가지고 있고 또, 최근에 본 제품이기에 기억이 날 뿐 그 제품이 태블릿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보여줘서가 아닙니다.
애플이나 소니 등 경쟁사에 비해서 정말 많은 태블릿을 선보였음에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이뤄내지 못했던 삼성에게 매년 열리는 CES, MWC, CTIA, IFA 등 전시회는 꽤나 큰 스트레스이자 절치부심하면 각오를 다시는 행사였을 듯 합니다.
너무 길게 돌아왔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갤럭시노트 프로 12.2는 과연 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Pro라는 네이밍이 붙으면서 이 제품은 태블릿에 있어 프리미엄급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갤럭시탭 시리즈는 하드웨어 스펙이나 가격적인 측면을 봤을 때 이 보다는 낮은 등급의 제품이 될 듯 합니다.
먼저 갤럭시노트 프로 12.2 스펙을 보면 WQXGA(해상도 2560x1600) 12.2인치 LCD를 채택했으며, WiFi와 3G 모델의 경우 삼성 엑시노트5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LTE 모델은 퀄컴 스냅드래곤 800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담았습니다. 그 외 안드로이드 4.4.2 킷캣, Adreno 330 GPU, 32/64GB 메모리, 3GB RAM, 800만 화소 후면카메라와 210만 화소 전면 카메라, 802.11ac WiFi, 블루투스4.0, NFC, 와콤, S펜, 9500mAh배터리 등을 기본 스펙으로 하고 있습니다.
IFA2013에서 공개된 갤럭시노트10.1 2014에디션과 비교해서 거의 비슷한 스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세서, RAM, 카메라, 디스플레이 해상도 등등 거의 동일한 스펙입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기는 합니다. 바로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인데요. 먼저 킷캣을 담았다라는 점과 갤럭시노트3에서 처음 볼 수 있었던 마이매거진의 진화된 UX를 적용했다라는 점입니다. 그외 개선된 멀티 윈도우 등 소소한 변화도 있습니다.
참고로 마이매거진은 SNS, 뉴스, 매거진, 폰에 담긴 콘텐츠 등을 매거진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갤럭시노트3에서는 초반 홈버튼을 두번 누르면 이 기능이 실행되었습니다.
사실 이 마이매거진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마이매거진이 조금 더 개선되어 매거진 홈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갤럭시노트 프로 12.2 태블릿에 적용됐습니다.
메트로 UI 같기도 하고 위젯을 태블릿에 맞게 배치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이 매거진UX를 우연한 기회에 먼저 볼 기회가 있었는데 태블릿에 어울린다라는 느낌은 분명히 들지만 당시 조금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있었습니다. Slashgear에서 공개한 핸즈온 영상을 보면 그때와 큰 차이는 없어보였는데 만약 차후 제품을 혹시 만져보게 되면 조금 더 자세하게 작성해보겠습니다.
분명한 건 사용자 기반의 UI/UX를 위해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태블릿 UI/UX에 대한 고민이 없었는데 갤럭시노트 프로 12.2에서 처음 이 매거진홈으로 사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느낌이 듭니다.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이러한 시도는 차후 언급하겠지만 갤럭시노트 프로 12.2의 포지셔닝과 겹치면서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 할 듯 합니다.
또한, 멀티윈도우의 경우 갤럭시노트3의 경우 2개의 화면으로 분할을 해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노트 프로 12.2는 4개까지 분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4개의 크기를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태블릿으로 4개까지 분할해서 사용할 만큼의 쓰임새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12.2인치 디스플레이이기에 이런 것도 가능하다라는 나름의 자부심으로 이러한 기능을 담아낸 듯 합니다.
출시 이전에 만져봤던 갤럭시노트 프로 12.2는 이전 삼성의 태블릿과 달리 한층 부드러워졌고 빠릿한 실행속도를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 더욱 최적화가 진행되었다고 믿기에 이전 태블릿에서 발생했던 버벅거림으로 인한 짜증과 불편함은 상당수 개선될 듯 합니다. 갤럭시노트10.1 2014에디션도 개선은 됐지만 빠릿하다라는 느낌은 적었는데 그 보다 더 개선됐습니다.
갤럭시노트 프로 12.2는 과연 성공할까?
사실 전 태블릿 시장의 한 획을 그을 만큼의 큰 영향력을 주지는 못할 듯 합니다. 12.2인치라는 사이즈가 주는 소비자층은 많지 않으며 특히 삼성에서도 이 제품을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강합니다. 여러 정황을 보면 말이죠.
그럼에도 앞서 갤럭시S와 갤럭시S2 그리고 갤럭시노트를 언급하면서 이 제품을 소개한 이유는 우선 태블릿에 적합한 UI를 처음으로 적용했다라는 점이며 이에 대한 노력이 잘 엿보인다라는 점입니다. 또한, 갤럭시노트처럼 12.2인치 특히 와콤을 내장한 태블릿을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퍼스트 무버로써의 또 하나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삼성의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입니다. 갤럭시노트의 성공을 태블릿을 통해서도 보여주고자 했고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 삼성은 12.2인치라는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그리고 와콤과 S펜 마지막으로 매거진 홈과 비즈니스 전용 앱 들을 담아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삼성이 원하는 목표치에 다다르는 결과를 이끌어낼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냥 일단 만들고 보자라는 태블릿’에서 그 ‘다음의 방향성을 가진 태블릿’으로 변화했다라는 점만으로도 갤럭시노트 프로 12.2가 주는 가치는 충분하다라는 생각입니다.
일단, 공개된 이후 매거진 홈에 대한 평은 꽤 괜찮은 듯 합니다. 이에 대한 분위기가 실제 제품을 접했을 때도 쭉 이어질 수 있도록 출시 전까지 최적화와 부족한 점에 대한 개선이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