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에너지의 미래 당신은 RPS입니까? FIT입니까?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전 세계가 공동 대처하기 위해 체결된 '기후변화협약'의 후속조치로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사용 목표량이 할당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의무 이행국에서는 제외 되어 있지만 교토의정서 만료시기인 2012년 이후 의무 부담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환경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전세계 1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내용을 봤을 때 국가 경쟁을 위해 이 시장을 선점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일단,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알아볼까요? 먼저 FIT와 RPS가 뭔지 정리해 볼까 합니다. 조금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차액지원제도 또는 고정가격제도인 FIT(Feed in-Tariff)은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통해 발전한 전기를 일정한 고정가격(원가+이윤)으로 매입해주는 방식으로 아직까지 불확실성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효율적이지 못한 신재생 에너지를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로 주로 독일, 덴마크, 스페인등 유럽국가에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의무할당제 또는 공급의무화 제도로 불리는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는 에너지 사업자에게 생산하는 에너지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일본, 미국, 호주, 영국, 스웨덴 등에서 의무할당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차등적인 차액지원제도 FIT를 적용, 운용해왔으며 2012년부터는 의무할당제도인 RPS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두 녀석의 큰 차이는 FIT는 가격조정제도이고 RPS는 수요조정제도라는 점입니다. FIT는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면 시장에서 발전량이 결정되며 RPS는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의무량을 부과하면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게 됩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FIT는 신재생 에너지의 불확실성을 정부의 지원으로 보완할 수 있기에 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해 많은 참여자를 이끌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안정성은 다양한 지역, 소규모 기업체를 통해서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구축할 수 있고 2차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유럽국가의 경우 상당히 빠른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성은 정부에게는 큰 부담이 되며 기업간의 경쟁이 부족하여 생산 가격 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면 RPS는 정부의 안정적인 지원이 없기에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으며 소규모 사업자가 아닌 대규모 사업자 위주로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신재생 에너지 생산 효율이 높은 특정 지역에 생산 시설이 집중되어 지역 균형 발전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간의 경쟁을 촉진시켜 지속적인 생산 비용을 절감 할 수 있으며 더 앞선 기술력 개발 등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부의 부담이 적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발전량을 예측 및 관리 할 수 있다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일단 FIT, RPS의 설명을 보면 FIT가 좋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RPS와 FIT 두 제도는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제도가 더 좋다라는 내용의 논쟁이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국내는 당연히 그간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발전사업자나 환경 시민 단체들은 RPS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은 FIT 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몇 개의 주에서 FIT 법안을 상정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탈리아가 RPS와 FIT 제도를 병행 운용하고 있는 등 자신의 국가에 적합한 제도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이것 입니다. 아직 먼저 시작한 국가들 조차 어떤 것이 정답일지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국내는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하여 초기 단계 수준입니다. 즉, 그 파이를 더욱 키워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보다 더 활발해진 이후 그리고 현재 소규모 발전 사업자들을 위한 제도 마련과 보완책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에서 시작될 필요성 있을 듯 합니다.
마냥 따라 하고 적용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형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도 명확한 해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 무작위 적인 진행보다는 돌다리를 두들겨보는 가는 신중함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